
인터넷 강의 회사 A사를 다니면서
수습 기간을 뗐을 때였다.
90%만 나오던 월급도 100% 정상 지급되었고
임시 사원증 -> 내 사진이 붙은 정사원증이 나왔다.
나의 고정 학생들도 배정받았다.
기존 선배 강사들도 나보다 나이가 2~3살 많거나
동갑인 직원들이었다.
지금부터 여초 회사를 다니면서 느꼈던 점에 대해서
나열을 하겠다.
분명 좋은 점이 더 많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상쇄시킬만한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1. 내편 아니면... 적이다.
어느 날 갑자기 김 모 강사가 나에게 왔다.
"꼰동쌤 오늘 3~4명 정도 술 마시러 갈 건데
꼰동쌤도 갈래요??"
나는 술을 한 잔도 못한다.
몸에서 알코올을 받지도 못하고
술이 써서 마시지도 못한다.
하지만 술자리는 누구보다 좋아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회사에서 노래방을 가면
술 한 잔도 하지 않고 싸이 노래를 연달아
3~4곡을 부르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아무튼 술자리를 좋아하는 나는 김 모 강사가
초대하는 술자리에 참석을 했다.
호프집에서 술자리가 무르익을 때쯤...
김 모 강사가 말을 꺼냈다.
"꼰동쌤.. 혹시 정쌤하고 송쌤하고 친해??"
"왜요?"
"아니... 걔네 좀 이상하지 않아??
팀장이 무슨 얘길 해도 인상만 찌푸리고..
그리고 목소리는 얼마나 큰지..
인강 할 때 보면.. 우리 학생들이 다른 쌤들
목소리 들린다고... 그런데 우리 파티션에는
정쌤하고 송쌤 밖에 없잖아..
아무튼 꼰동쌤도 걔네들하고 거리를 좀 둬.."
나는 아무래도 선배 강사가 얘길 하는 것이니
"아 네. 제가 조심할게요^^" 하고 넘겼다.
며칠 뒤..
나는 흡연을 하러 옥상에 올라갔다.
거기에 정쌤과 송쌤이 있었다.
담배를 피우면서 이야기나 할까 하여
나는 정쌤과 송쌤 사이로 들어갔고
그들은 나에게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다가
최근에 술자리에 대해서 물었다.
"꼰동쌤 얼마전에 김쌤하고 술 마셨지?"
"네.. 뭐 그냥 맥주 몇 잔하고 헤어졌어요"
"그래.. 김쌤이 우리 욕 안 해?"
"네 뭐 별다른 말 안 하던데요?"
"걔 패거리 좀 이상한 것 같아.. 뒤에서
사람 씹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있어
꼴랑 서울 삼류대 나와놓고 같은
인 서울 취급받으려고 하고...
본인들 무슨 과톱했네 어쩌네 하는데
나도 그 대학교 갔으면 과톱이 아니라
학교 전체 수석으로 갔을거야
아 참.. 꼰동쌤은 어디 학교 나왔어?"
"네 저는 그냥 지방에 있는 국립대요"
잠시 멈칫하던 정쌤은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래.. 그래도 꼰동쌤은 애들을 휘어잡는
쇼맨십이 대단하잖아.. 꼰동쌤 수업하는거
보면 정말 내가 다 재미있다니까?"
그렇게 흡연을 끝내고 내려왔다.
이외에 2개의 문파가 더 있었다.
약 4개로 이뤄진 우리 회사의 문파는
1. 서울 상위권 대학 or 외국계 대학이
정쌤, 송쌤을 필두로
일단 학벌들이 어마 어마 했음.

2. 꽃미녀파
김쌤을 필두로 진짜 예뻤음
한 번은 노래방을 같이 갔는데 그들이 나와서
아브라카타브라 추는 춤을 보고 넋놓고 봤음.

3. 유부녀파
꼭 유부녀가 아니더라도 30대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는 화끈한 조직임.
20대 중후반의 나를 그렇게 귀여워해 줬음.

4. My way 파
약 3명 정도 활동을 했는데
그들은 자기들끼리도 my way라
친하지 않았음.

그들은 그래도 청일점인 나를 영입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나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조심해야 했다.
만약에 하루는 1번 파와 저녁을 먹었다면
그 다음날 점심은 2번
그 다음날 회식은 3번
담배는 다시 1번 이런 식으로
두루두루 친했어야 했고
절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함부로 발설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1~4번에게 찍히는 날엔
나는 정말 설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남초 회사에서는 계급이 있다면
여초 회사에서는 문파가 나뉘어
싸움이 일어난다.
우리 문파가 아니면 모두 적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있는 청일점은..
절대 권력을 쥐고 있어 그 모든 문파를
쥐락펴락할 수 있던가.
아니면 각 문파의 수장들에게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말하는 것 좋아하고 농담하는 것 좋아하는 내가
정말 입다물고 살았던 7개월로 기억한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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