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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후배들과 식사를 기피하게 된 계기.

직장인썰

by 꼰동이 2021. 10. 2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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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 순간부터

후배들과 식사를 즐겨하지 않았다.

회식이나 팀 저녁식사와 같은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참석을 해야 하지만

회사식당을 가거나 외식을 하는 경우에는

내 또래 사람들과 먹거나

후배들보고

외식하라고 카드만 쥐어 줬었다.

정말 불가피하게 후배들과

같이 식사를 하는 경우는

대부분 나는 휴대폰 게임만 하고

그들끼리 대화를 하게 냅뒀다.

어떻게 보면 참 인간적이지 못한 부분이라고

보이겠지만,

대리시절 내가 겪었던 일이 하나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어느날 식사를 하러 회사 식당에 방문을 하였다.

당시 임원과 내 위에 차장, 그리고 나 이렇게

세명이 회사 식당에서 식판에 밥을 담고 반찬을 담아서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문제는 식판을 들기도 전부터 시작 되었다.

당월 매출 부진 관련과 신제품 수주 탈락 건으로

임원은 차장을 갈구기 시작했다.

밥을 담으면서도 갈구고

반찬을 담으면서도 갈구고

자리에 앉아서도 갈궜다.

임원은 나에게 아무런 질타를 하지 않았지만

그 자리에 앉아있는 나마저

식사를 못할 지경이었다.

그렇게 갈구면서 임원은 식사를 하였고

차장은 한숟갈 뜨고 이야기 듣고

죄송하다고 대답하고

한숟갈 뜨고 이야기 듣고 다시 검토 하겠다고

이야기하고..

그러다가 임원이 식사를 마칠 때 쯤

차장의 식판에는 밥과 반찬이 3분의 2 정도가

그대로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래 이쯤 할 테니 식사하고 와!!"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데..

아니 솔직히 그렇게 말해도..

밥맛이 떨어져서 더 식사를 못하겠지만

그 임원은

"그래 지금 같이 들어가서 신제품 견적 재검토

해보자고" 라고 이야기 했다.

그렇게 차장은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식당에서 임원과 같이 나왔으며

또 그 차장은 그 해 인원감축 대상으로 선정되어

퇴사를 하게 되었다.


이상하게 식사자리나 술자리에서

후배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선배라는 위치만으로 무언가 조언이나

훈계를 해줘야 할 것 같은

이상한 관습이 있다.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고 가르친 적도 없는데

자연스럽게 체득이 되는 듯..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듯..

그렇게 선배가 되면 식사자리에서 후배들을

불편하게 만들게 된다.

선배, 그들이 지나온 인생이, 경험이 마치

정답인냥 떠드는 것이 꼴사납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는 후배들과

식사자리를 멀리 했다.

정말.. 직장 후배들에게 조언이나

상담을 해주고 싶다면

후배들이 물어 볼때나 해주길 바란다.

PS. 퇴사하신 차장님은

지금 전국으로 집을 짓고 다니신다.

가끔 프사를 볼때면

회사 다닐 때는 보지 못했던

행복한 미소를 띄우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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