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1년 전 일이었다.
나는 한창 당근 마켓에 빠져있었다.
특별히 살 건 없지만
이게 또 한 번 지름신이 오면
온 집 천지가 중고물품으로 꽉 차게 된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와인...
와인은 누가 마시던 걸 파는 경우가 없기에
새것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나는 술을 전혀 하지 못하지만
짝꿍이 와인을 좋아하여
키워드에 와인을 걸어두고
와인 관련 판매가 올라오면
바로바로 확인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와인 3병을 한꺼번에 3만 원에
파는 판매자가 나타났다.
나는 바로 톡을 보내고
구매의사를 나타냈다.
그리곤 만나는 장소를 정했는데
내가 퇴근길에 가기가 애매한 장소였다.
그런데..
당시 들어온 지 1년 채 안 된 신입사원이
그 근처에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에게 부탁을 했다.
" A 야.. 혹시 XX 사거리가 너네 집에서 머니? "
" 아뇨. 걸어서 한 10분쯤? "
" 아 그래? 그럼 거기서 혹시 당근 거래 좀 가능할까? "
" 아 그럼요 ^^ "
나는 아주 싼 가격에
와인을 구매했다고 생각하여
기쁨을 나누기 위해
바로 짝꿍에게 연락했다.
" 자기야.. 와인 3병 3만 원에 구매하기로 했어
원래 내가 가야 하는데 퇴근길에 가기가
애매해서 우리 부서 신입사원 보내기로 했어. "
" 혹시.. 그냥 보내려고 하냐? "
" 응. 얘가 굉장히 착한 애라 바로 해준다던데? "
" 그럼 과장이 시키는데 '아 싫어요' 하겠어?
심부름 값이라도 줘야지.. "
나는 잊고 있었다.
나라도 윗사람이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면
당연히 하겠지..
나는 조용히 A를 불러서
와인값 3만 원과 심부름값 3만 원을
쥐여주며 말했다.
" A야 내가 정말 아무 생각이 없어서
아까는 개인적인 심부름인 걸 망각했어
미안해.. 그래도 3만 원이면..
당근 대리 거래 치고는 많은 페이 아니냐? "
" 아유 과장님 안 주셔도 되는데.. "
나는 극구 안 받겠다는 A에게 꼭 쥐여 줬다.
그리곤 그는 심부름을 아주 성실히
해내었다.
나는 와인을 받아서
네이버에 가격 정보를 쳐봤다.
실제 와인 가게에 가서 사도
3병에 5만 원 채 안 되는걸..
괜히 당근을 통해 심부름까지 시켜서
6만 원에 사 오는 기적적인 호구 짓을 했다.
본 이야기를 쓰기 위해
난..
후배에게 연락을 했다.
그 후배는 쿨하게 써도 된다고 했다.
이번에는 심부름 값을 주지 않으려 한다.


왜냐하면 얘들 이번 연도 성과급만
300% 받았단다.. 젠장...
지금까지 꼰동이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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