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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에게 개길려면 호기롭게..

직장인썰

by 꼰동이 2023. 10. 3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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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왔다.

붕어빵을 위해 주머니에 천 원짜리를

들고 다닐 계절이 왔고

얇은 옷들을 정리하는 계절이 왔다.

연말이 되면 아이들이고 어른들이고

이상하게 가슴이 뛰는 시기다.

물론 영업 사원들에게도

가슴이 뛰는 시기다..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시기..

한 해의 농사를 준비하는 시기..

이 농사의 계획을 통하여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여 원부자재를

준비하는 시기..

인적 자원을 어떻게 분배할지 고민을 하는 시기다.

즉, 영업의 사업 계획에 따라

구매, 제조, 인사 등등 모든 부서들이

1년의 업무를 준비하고 재정비한다.

 

그만큼 업무의 최전선에 있는

영업에서 수립하는 사업 계획은 중요하다.

그런 중요한 사업 계획과 전략을

이놈의 회사는 하루 만에 내놓으라고 했다.

그 중요한 내용을 하루 만에 내놓으라니..

그렇게 사주에도 없는 야근을 하며

꾸역 꾸역 나의 아이큐, 이큐를 동원하여

내년 사업에 대한 소설을 썼다.

'현재 시황이 어떠하고, 이래 이래 해서

내년에는 물량이 어떻게 되고..'

이미 짜증이란 짜증은 솟구칠 대로 솟구쳤고

22시가 다 되어 집에 돌아와

식은 호떡을 씹으면서 회사를 같이 씹고 있었다.

 

다음날...

전날 끝내 놓은 사업 계획을 다시 점검차

회사를 한 시간이나 일찍 출근을 하였고

출근길에 전무님과 만났다.

 

" 꼰 차장 어제 사업 계획은 잘 썼지? "

 

" 네 제 머릿속에서 나올 수 있는

미사여구를 사용하여 긍정의 힘을 빌려

내년도 사업에는 장밋빛 그림을 그려봤습니다. "

(지는 어제 정시 퇴근했으면서..)

 

" 소설을 쓰면 어쩌나..

최대한 정합성 있는 계획을 내놓아야지..

어?? 오늘 비 소식이 없었는데

갑자기 비가 오네??

이놈의 기상청 놈들은 맞는 경우가 없어.."

 

" 그러네요.. 갑자기 비가 오네요..

그런데요 전무님..

날고 긴다 하는 똑똑한 인원들의

집단인 기상청에서도 오늘 하루 예보가 틀린데..

어떻게 저따위가 내년도 계획을 하루 만에

정합성 있게 맞춥니까? "

그 말을 들은 전무님은 네 말이 맞는다며

쓴웃음을 짓고는 사무실로 들어갔고

나는 싸늘한 분위기를 피해 흡연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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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맞는 말을 했다...

쳐맞는 말...

올해 고과는 조진 듯하다.

지금까지 꼰동이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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